“트럼프,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 공언…한국 기업들 북미 전략 수정 불가피”

트럼프의 강경 관세 정책, 글로벌 공급망 충격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강경 발언으로 글로벌 제조업체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멕시코를 북미 수출 거점으로 삼아왔던 한국 기업들도 이에 따라 사업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27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서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그는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 및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근거로 이러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은 자유무역협정(USMCA)의 기본 틀을 뒤흔들며 북미 제조업체들에게 큰 부담을 안길 전망이다. 특히, 멕시코에 공장을 운영하며 북미 시장을 공략해 온 한국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 북미 시장의 주요 제조 허브로 부상

한국 기업들은 멕시코의 저렴한 인건비와 USMCA의 관세 혜택을 활용해 북미 시장 공략의 교두보로 삼아왔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에 가전 공장, 티후아나에 TV 공장을 운영 중이며, LG전자는 레이노사에서 TV, 몬테레이에서 냉장고, 라모스에서 자동차 전장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의 대멕시코 외국인 직접투자(FDI) 규모는 2022년 기준으로 세계 11위에 달하며, 멕시코는 주요 제조 및 수출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트럼프의 새로운 관세 정책은 이러한 구조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와 트럼프의 의도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 부과의 근거로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과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IEEPA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특정 국가와의 무역을 제한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며,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고, 특히 중국산 제품에는 6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번 멕시코 관세 조치는 이러한 보호무역주의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는 미국 내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관세 정책을 통해 이를 달성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국 기업, “공급망 다변화 및 전략 수정 불가피”

한국 기업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된 제품의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5%의 관세는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북미 시장 내 판매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공급망 다변화와 대체 생산기지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멕시코 대신 미국 내 생산 비중을 확대하거나,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막대한 추가 비용과 시간 소모를 초래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은 기업들로 하여금 생산비용 증가와 공급망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멕시코와 북미를 잇는 기존 전략을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멕시코, USMCA 체제에 도전받다

트럼프의 관세 부과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체제에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USMCA는 2020년 도입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개정판으로, 세 국가 간 무역 장벽을 낮추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협정이다.

관세 부과는 협정의 근본적인 원칙을 위반하는 행위로, 멕시코와 캐나다는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멕시코는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로서 강경 대응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무역 갈등은 북미 경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망: 보호무역주의 시대의 재도래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이는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있다. 미국 내 제조업 활성화라는 트럼프의 목표와 달리, 글로벌 공급망 붕괴 및 무역 전쟁의 재발 가능성도 우려된다.

한국 기업들은 멕시코 내 공장의 운영 지속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며, 관세 부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미국 내 생산 확대와 같은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의 정책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 전략으로 새로운 도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